2025년 3월 9일 오전, 글로벌 증시는 폭락하고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공포 지수 빅스(VIX)가 24%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혼란 속에서 월가는 'TACO 시나리오(Trump Always Chickens Out)'라는 용어로 상황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전쟁을 멈추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돈, 민심, 정치라는 구조적 압박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이란 전쟁 역시 극단으로 치닫지 않을 네 가지 이유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회의 이탈과 예산안 전쟁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첫 번째 구조적 요인은 바로 의회의 압박입니다.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제한하려는 의회 결의안은 비록 부결되었지만, 하원에서 불과 7표 차이로 통과되었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탈표가 나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주유소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지역구 유권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재선을 위해 지역구 민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전쟁 비용 자체를 차단하는 예산안 전쟁을 준비 중입니다. 만약 동맹 이탈이나 중국 개입 같은 다른 시나리오와 연동될 경우, 의회 이탈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베트남 전쟁도 군사적 패배보다는 의회의 예산 차단과 국내 여론 악화로 종전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7표라는 근소한 차이입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지속 의지가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음을 의미합니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 공화당 의원들조차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정치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그 어떤 압박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결국 의회의 구조적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될 것입니다.
전쟁 초점 변경과 동맹의 이탈
두 번째 시나리오는 전쟁의 초점이 바뀌는 것입니다.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지만, 이란의 진정한 적은 이스라엘입니다. 따라서 이란이 호르무즈 압박을 풀고 이스라엘 본토만 집중 타격하는 전략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압력이 줄어들어 유가가 하락하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호르무즈를 뚫었다'라고 성과를 포장할 수 있는 명분이 생깁니다.
미국 에너지 장관의 발언에서도 미국이 이러한 출구를 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봉쇄 해제는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빠른 유가 하락 신호이며,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시장은 즉각 반응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전략 변경이 아니라, 전쟁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동맹의 이탈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이 수백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을 부추겼으나, 실제로는 이란이 사우디와 UAE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직접 타격하면서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현재 사우디는 이란과 비밀 외교 채널을 가동하며 전쟁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페인은 미국의 이란 공습에 자국 기지 사용을 거부했고, 카타르 LNG 시설 피격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독일과 프랑스 등도 에너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쟁을 지지했던 나라들이 하나둘 이탈하기 시작하면 미국 혼자 전쟁을 끌고 가기 어려워집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고립이 아니라, 전쟁 수행 능력 자체가 약화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결국 동맹의 이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각인시킬 것입니다.
중국의 중재 개입과 투자 전략
네 번째 시나리오는 중국의 중재 개입입니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봉쇄 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입니다. 이에 중국은 이미 3월 4일에 중동 특사를 파견하며 중재에 나섰고, 외교부장도 이란 등 관계국 외교 장관과 연쇄 통화를 진행했습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직접 대화 창구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은 사실상 유일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이란에 더 가깝긴 하지만, 중재 성공 여부는 중국의 능력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명분 있는 출구를 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중국이 중재 테이블을 마련하면 이란은 미국에 직접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테이블에 앉는 모양새가 되어 체면을 지킬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외교 점수를 잃더라도 전쟁을 끝내고 유가를 안정시켜 지지율을 회복하는 것이 더 급한 상황입니다. 2023년 사우디-이란 국교 정상화를 중재했던 중국의 패턴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들은 다섯 가지 신호에 주목해야 합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협상', '딜', '외교적 해결' 같은 단어가 등장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의 탱커 통과수 회복과 전쟁 보험료(워 리스크 프리미엄) 하락을 동시에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 탱커 통과 뉴스보다 보험료 하락이 진짜 신호입니다. 셋째, 미국과 국제 에너지 기구(IEA)의 전략 비축유 방출 발표를 주시해야 합니다. 넷째, 중국이 공식적으로 이란-미국 중재 테이블을 제안하는 순간을 포착해야 합니다. 다섯째, 원유 선물 시장 곡선이 백워데이션에서 콘탱고로 바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백워데이션은 극심한 공급 불안을 나타내지만, 콘탱고로의 전환은 시장이 안정을 예상하기 시작했다는 선행 신호입니다.
현재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패닉 셀 할 필요는 없지만, 추가 매수도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 언급된 다섯 가지 신호 중 두 개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에너지주를 보유한 투자자는 단기적으로 유가 강세 구간이지만, 종전 신호가 나오면 유가는 빠르게 꺾일 수 있으므로 수익 구간에서 분할 매도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흔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전쟁은 항상 끝났고, 시장은 결국 돌아왔습니다.
TACO 시나리오가 보여주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구조적 압박이 단순히 하나가 아니라 의회, 동맹, 중국, 전쟁 초점 변경이라는 네 방향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중 두 개 이상이 겹치면 그 폭발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며, 투자자들은 뉴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뉴스 뒤에 숨은 신호를 읽는 과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흔들릴 때일수록 정보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며, 신호를 앞서 읽는 자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