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D램 중심이었던 메모리 시장은 이제 NAND와 SSD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특히 AI 추론 서버와 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면서 NAND 플래시 메모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내 기업 파두는 고성능 저전력 SSD 컨트롤러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증을 받으며 NAND 시장의 핵심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PSLC 도입과 NAND 수요의 질적 변화
NAND 시장은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서로 다른 성격의 수요 폭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NAND 시장의 핵심 화두는 HDD를 대체하는 가성비 중심의 QLC SSD였습니다. QLC는 용량이 크고 가격이 저렴하여 읽기 위주의 대용량 저장에 적합했으며, 이 분야에서 SK하이닉스가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QLC SSD 생산 비중 51%를 달성하며 삼성전자의 6%를 크게 앞섰습니다. 솔리다임은 인텔로부터 인수한 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SK하이닉스의 효자 노릇을 하며 작년 9월경 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2025년 들어 NAND 시장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월 5일 CES 기조연설에서 "NAND와 스토리지 시장은 향후 거대한 미개척 시장이자 새로운 성장의 축이다"라고 발언하며 고성능 NAND 플래시 기반 SSD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KV(Key-Value) 캐시가 핵심 개념으로 등장하면서 자율주행 데이터 보관과 같이 성능이 가격보다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가장 속도가 빠른 SLC NAND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나 SLC는 생산량이 적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PSLC(Pseudo SLC)입니다. 가장 많이 생산되는 TLC NAND를 활용하되 3비트가 저장되는 공간에 1비트만 저장하여 SLC처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PSLC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저장 용량이 줄어들어 동일한 용량을 저장하기 위해 NAND가 3배 더 필요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양적 수요 증가를 넘어 질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가성비에서 고성능으로, 용량에서 속도로 시장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는 것입니다. PSLC 도입으로 NAND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공급은 더욱 제한적이 되어 NAND 관련주의 2차 상승을 이끌고 있으며, 2028년 HBM-F 출시 시 공정의 어려움으로 인한 불량 증가와 수율 하락이 범용 NAND의 부족 현상 심화로 이어져 가격 폭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파두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파두는 현재 뜨거운 NAND 관련 분야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종목 중 하나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실적 신뢰도 논란을 겪었던 파두는 이제 구체적인 숫자로 성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30일 기준 수주 잔고 290억 원에서 시작하여 올해 200억 원의 수주를 포함해 총 1,458억 원의 매출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이는 올해 매출이 최소 2천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을 시사하며, 회사는 2026년에 2천억 원 매출 달성 및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파두의 핵심 경쟁력은 저전력 아키텍처 설계에 있습니다. 경쟁사 대비 전력 소모가 30~50% 적고, 젠 5세대 제품의 큰 문제인 쓰로틀링(과열 시 성능 저하) 현상을 완벽하게 해결했습니다. 파두 제품은 글로벌 탑티어 제품과 유사하거나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며 전력 효율은 독보적인 1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메타,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PSLC 도입으로 NAND 수요가 세 배 늘어나도 SSD 컨트롤러 수는 동일하지만 고성능 컨트롤러의 수요는 증가하는 구조에서 파두가 더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파두는 다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SSD 컨트롤러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PMIC(전력 관리 반도체) 매출도 조만간 발생할 예정입니다. PMIC 제품은 개발이 완료되었고 글로벌 탑티어 데이터 센터 설루션 기업(메타로 추정)으로부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또한 6세대 SSD 컨트롤러와 CXL 스위치 제품도 개발을 완료했지만 이를 지원하는 서버 CPU가 2027년에 상용화될 예정이므로 매출 발생은 그 이후로 예상됩니다. 파두는 매년 매출이 100%씩 증가하며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며, 실질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빅테크 인증이라는 객관적 지표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가고 있습니다.
KV캐시 시대와 AI 서버용 NAND의 미래
AI 시대의 본격화는 NAND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제시된 세 가지 근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첫째, 추론용 SSD 사용의 증가입니다. AI 학습 단계에서는 빠른 저장 장치인 SSD가 필수적이었으나 추론 단계에서는 주로 HDD가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추론에서도 속도가 매우 중요해지면서 HDD 가격 상승과 SSD와의 가격 격차 축소로 인해 추론에서도 SSD 사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5년 추론 서버의 50%만이 SSD를 사용했지만 2029년에는 70%가 SSD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둘째, AI 서버 비중의 증가입니다. 지금까지 NAND는 주로 스마트폰, PC, 일반 서버에 사용되었으나 앞으로는 AI 서버가 NAND의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입니다. 2029년에는 NAND 매출의 34%가 AI 서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AI 서버용 NAND는 스마트폰이나 PC용에 비해 마진이 좋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입니다. 셋째, AI 서버 용량 증가입니다. 기존 AI 서버 한 대에는 통상 64TB SSD가 들어갔지만 AI 모델이 더욱 커지면서 2029년에는 서버 한 대당 96TB가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주목할 개념이 KV(Key-Value) 캐시입니다. KV 캐시는 LLM이 이전에 계산한 문맥 정보를 저장해 두는 메모리 공간으로 모델이 이미 계산한 내용을 다시 계산하지 않도록 장기간 기억하고 저장합니다. LLM이 긴 대화를 할수록 KV 캐시의 크기는 계속 커지므로 NAND의 용량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젠슨 황 CEO는 AI 에이전트가 문맥과 지식을 기억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하며 이것이 바로 NAND라고 강조했습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이 여러 층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고대역폭을 구현한 것처럼, NAND 시장도 유사한 기술적 진화를 겪으며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을 통해 데이터 이동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HBM의 사례는 NAND의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참고점이 됩니다.
NAND 플래시가 AI 시대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격상되는 과정은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재편을 의미합니다. 속도와 전력 효율이 강조되는 PSLC 도입 국면에서 파두와 같은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으며, KV 캐시로 대표되는 AI 워크로드의 특성은 NAND 시장에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HBM-F 등 차세대 규격 도입 시 범용 NAND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향후 시장의 병목 구간을 정확히 관통하는 통찰로, NAND 관련주의 투자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듭니다.